내가 혼자 그 바에 간 것은 커넥팅이라는 어플을 깐 날이었다. 하루에 성대를 조금도 울리지 않는 날들이 지속되자 고독에 질식할 것같아 깔았던 어플. 외로운 내가 또 다른 외로운 누군가와 대화를 했더니 사람이 너무 그리워졌다. 사람들의 바스락, 달그락, 이따금 소곤대는 말소리들 속에서 가구처럼 -마치 에릭 사티의 곡들처럼- 구석에 박혀 필사를 할 요량으로 만년필과 책과 노트도 야무지게 챙겼더랬다. 걸어서 30분. 추위를 뚫고 동네라고 하기엔 먼 그 바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그 곳은 스윙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바텐더와 나뿐이었다. 그래도 구석에 앉아도 됐을터였다. 나는 그가 딱히 인도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레 바에 앉았고 아마도 mbti검사를 했다면 - 그는 mbti를 싫어하여 검사를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..